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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이 바뀌었다.


소위 민주집행부가 들어선 것이다.  4년만의 변화다. 그런데 다른 노조가 또 생겼다. 작년 임단협 합의가 부결되면서 불신임 된 위원장이 노조를 탈퇴하고 복수노조를 만들었다. 26년 서울지하노조 역사에 큰 변화가 온 것이다.  


그 변화의 현장에 뛰어든 박정규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해고자였던 그가 13년만에 현장으로 돌아오면서 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 업무 익히면서 재미있고 동료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이 좋았지요. 그런데 작년 불신임 된 정연수 전위원장이 자신만 탈퇴하고 4개 지부장,지회장들은 직책을 유지하면서 조합원을 탈퇴시켰어요. 그리고 비용을 조합비로 사용했죠.


불신임 된 집행부의 비상식적 비도덕적 행위가 벌어지는 동안 현장의 혼란은 가중됐다.


“팔장만 끼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 많은 분들과 함께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머리를 맡대고 고민하다보니 위원장에 출마하게 됐어요”.


박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선출됐다. 민주집행부를 구성하려는 이들은 내부경선을 치뤘다. 워낙 힘들고 엄중한 시기라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고 더 이상 조합원들로부터 외면당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래서 활동가들끼리 모여 위원장후보를 논의하던 과거와 달리 1차는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2차는 후보자들이 모여서 정견을 발표하고 공개토론을 하면서 위원장 후보를 선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활동가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책임감을 모을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내부경선에 후보로 나섰던 이들은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등을 하면서 18대 집행부로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장복원과 변화를 바라는 조합원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조라면 상상할 수 없죠”




소위 정연수 집행부 4년동안 서울지하철노조는 연맹과 거리두기를 넘어서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국민노총을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서울지하철 현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을까.




“현장은 노조에 대한 불신을 뛰어넘어 냉소가 팽배해 있습니다.조합원들은 탄압을 받으면서 어느 누구도 나를 보호하지 못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됐죠. 이것이 몇 년간 지속되다 보니 노동조합의 노자도 안꺼내는 냉소가 생긴거에요”




실리를 표방하며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노조를 만들겠다고 들어선 정연수 집행부가 만들어 놓은 것이 현장의 냉소였던가 궁금증이 더 커졌다.




“실리를 챙기려면 확실하게 챙겨 주던지, 그렇지도 못하면서 현장탄압이 심해지는데 노조가 막아내지 못한 거죠. 집행부가 실리를 챙겨주었으면 조합원들도 나이를 먹었으니 왠만하면 참고 가는데 현장탄압에 방치된 거죠.


 


 



 


 


“조합원들은 야간근무마치고 비번 날은 봉사활동 가서 시간을 채워야 합니다. 하루 종일 청렴교육 받아야 하구요. 그런데 실제 부정비리는 공사 고위 간부들이 저질러 구속됐는데, 현장직원들에게 청렴교육이 말이 됩니까”. ”보여주기식, 시간때우기식 행정으로 조합원들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게 아니라 사측이 정해진 규율에 맞게 움직여야 했어요.“




작년 연말 서울메트로 인사비리 부정문제가 터지면서 현장의 냉소는 더 팽배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작년에 승진해야 될 607명의 조합원이 승진을 못했다. 그래서 18대 집행부는  작년 노사합의 사항인 정년연장과 퇴직수당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하고 직급간 승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 직급에서 10년간 한번도 승진을 못한 조합원들이 있어요. 그런데 전 집행부의 일부 간부들이 승진을 했죠.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 거예요. 조합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에 있죠”


 


작년 임단협 합의내용 중에 정년연장과 퇴직수당을 둘러싸고 노사는 물론 노노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사측은 정년연장과 퇴직수당 문제를 서울모델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당시 합의를 했던 정연수 집행부는 정년연장은 합의했고 퇴직수당 문제만 서울모델에서 논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와보니 작년 임단협 노사합의서 원본이 없어요. 4년간 노조가 했던 데이터도 모조리 없는 거죠. 돌려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노조위원장과 지부장들이 성과급을 두 번이나 받았어요. 한번은 공사로부터 받고 또 올해 성과급을 노조 조합비에서 가져갔죠. 회수하라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안되면 법적 조치를 해야죠.”




노조간부들이 승진이나 성과급등에서 조합원보다 먼저 헤택을 받는 일은 민주노조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런데 전 집행부는 감행했다. 이에 대해 박위원장은 “정연수 집행부는 노조가 깨질 것을 미리 예상하고 그러면 올해 성과급은 못받을 것이라고 보고 미리 가져간 것" 이라고 설명했다.




 


“복수노조 잘 인식하지 못해”




18대 집행부는 취임 한지 한달이 채 안됐지만 수련회, 대의원대회, 노사협의회등을 치뤘다. 전 집행부 불신임이후 3개월이 넘는 혼란을 정비하면서 밤낮없이 토˙ 일요일도 없이 현장활동을 하고 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거죠. 현장 조합원과 스킨쉽을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노조라고 만나고 저쪽 노조라고 안 만나지 않습니다. 노조간부가 편가르기 시작하면 직장문화가 개판이 되거든요. 조합원들은 복수노조라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해요. 간부들도 구분 못하죠. 그래서 하나로 합쳐달라며 나눠진 것을 불편해합니다. 조합원을 위한다면 어떻게 쪼개고 나가느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서울지하철노조는 조합비도 인하했다. 그 이유가 전 집행부가 돈을 가지고 비교하기 때문이란다.


“흥청망청 쓴다. 또 해고자 보상비가 수십억 들어간다고 조합원들을 이간질시키죠. 그래서 다른 것도 아니고 돈으로 비교되서는 안된다는 거죠. 노조 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돈 때문에 활동하는 것인지 일 때문에 하는 것인지 연말에 가서 평가 받겠다는 생각입니다.”




조합비 인하에 대해 반대의견도 많았지만 열띤 토론 끝에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대의원들이 현 집행부를 믿고 신뢰를 던진 것이다. 조합비가 인하되면서 노조간부들의 전화보조비, 중앙사업비 등 제반 비용이 축소됐다. 또한 4개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채용직 활동가들의 임금도 삭감됐다. 물론 그들의 동의가 있었다. 대신 현장강화를 위해 4개지부 사업비는 늘렸다.


 


 


“사회적 인정, 재조명될 수 있는 노조”




서울지하철노조는 2005년 파업이후 이렇다 할 투쟁을 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고령화, 보수화되었고 노조에 대해서는 빠꿈이가 될 정도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박위원장은 “반성과 성찰을 통한 혁신”을 말한다.




“조합원들도 우리 내부의 힘만으로 안된다는 것을 알죠. 행자부 지침 등도 다 알아요. 예전과 같은 투쟁방식을 원하는 것도 아니죠. 결국 사회공공적 노동운동으로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 활동을 사회적으로 알려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 : 서울지하철노조


 


그는 전국의 7개 지하철노조, 전국철도노조와 함께 ‘도시철도 무임비용지원 입법화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무임승차비용으로 한해 1416억원의 적자를 본다. 철도는 국가가 50% 적자 보전을 해 주지만 서울메트로는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시민들이 지하철이 적자라서 2-3년에 한번씩 요금을 올린다고 잘 못 알고 있는데, 시민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서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을 안하고 있다”고 알려낼 생각이다.




운수정책연구소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서울메트로의 경제유발효과는 6조원이다. 제반비용 2조원을 빼면 4조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박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하철이 수익을 내는 집단이 아니라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등 지하철 공공성 강화로 방향을 바꾼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재조명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조합원의 마음을 읽고 조합원의 생각을 내입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선동”이라는  박위원장.


그는 “임기동안 뭔가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열심히 잘 하지는 못했지만 뭔가 해보려고 노력한 것 같다.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2년 뒤를 내다 봤다.




올해는 조직안정화사업에 역점을 두어 조합원들의 허탈함과 분노, 응어리를 조금씩 덜어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욕심을 내지 않고 기본이 충실한 노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일반적으로 간부들은 자기생각을 자기 입으로 말한다. 조합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조가 대변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까 연설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반복이죠”. 선동강사로 유명한 그가 박수를 받는 이유다.


 


인터뷰하는 동안 스마트폰 카톡방에는 조합가입 원서를 받느라 현장을 누비고 있는 지부, 지회장들의 경쾌한 목소리가 ‘톡톡’ 전달되고 있었다. 지하철노조의 맏형으로 민주노조의 핵심으로 26년의 역사를 이어온 서울지하철노조가 복수노조의 혼란을 딛고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현장으로  거듭 나길 기대한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읽는 박위원장이 그 중심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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