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불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필요하리라.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