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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노동조합 길들이려는 추악한 돈과 규범
-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한 노사협력사업 관련 권고문] 채택에 부쳐 -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타임오프제에 따라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 파견 전임자 임금지급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어제(27일)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노사문화 선진화를 위한 노사협력사업 관련 권고문](이하 권고문)을 채택해 한국노총 파견 전임자의 임금지급을 위한 본격적인 편법마련에 나섰다. 사용자단체들이 노사협력사업 지원기금을 모아 추가부담 없이 한국노총에 줄 수 있도록 지난 달 한나라당의 요청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절차상의 규제를 제거한데 이어, 어제 노동부는 재개와 한국노총을 노사정위원회에 불러 모아 기금전달 명분으로 사용될 노사협력사업의 내용을 정한 것이다.  


이는 우선 노조법 개악에 야합하고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유지해 준 한국노총에 대한 정부여당과 재개의 ‘수고비’ 지급과 다를 바 없는 추잡한 거래이다. 게다가 편법적인 기금마련 자체는 정부와 재개는 물론 한국노총 등 노조법 개악 당사자들 스스로가 타임오프제도의 부당성을 신인한 꼴에 다름 아니다. 타임오프제도의 목적은 노조활동 자체를 봉쇄하고 지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부터 노조를 보호하고 노사관계선진화를 꾀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둘러대고 듣기 좋은 말로 포장했지만, 이 제도들은 고분고분한 한국노총조차도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지나치게 통제적이고 억압적인 제도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결국 정부여당과 사용자들은 야합 동지인 한국노총의 뒤를 봐줘야 했고 저들 스스로 만든 제도를 피해갈 편법을 마련하는 해괴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단지 추잡한 거래로 끝나지 않았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채택된 [권고문]은 노사협력사업이란 명분으로 노동조합연합단체 차원의 노조활동을 ‘규범화’하여 그 활동을 제한하고 길들이려는 의도를 담았다. 권고문은 △노사협력을 위한 교육․홍보․상담사업 △고성과 작업장 혁신을 위한 홍보․상담 △비정규직 등의 직업훈련 △고용서비스 제공 △교섭·쟁의 문화 선진화를 위한 교육·홍보·상담 △(노사)분쟁조정 전문가 양성 △산업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워크숍․간담회, 안전교육 △일․가정 양립 지원 관련 홍보․상담 사업 등을 공익사업으로 규정하고 이는 “상생협력의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고 가치창출과 사회공헌 중심의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국격을 높여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결과라며 사업의 목적을 제한했다. 권고문은 사용자의 요구와 정부의 책임회피를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한 노조의 투쟁(권리)포기 각서나 다를 바 없다. 이는 노동기본권에 앞서 이윤창출을 우선시하고 이 전제 아래 노사는 상호협력 하여 정부가 책임져야 마땅할 공공서비스 활동이나 대신하라는 얘기다. 


야합이 추잡한 거래를 낳고 추잡한 거래를 위해 또 다른 야합을 만드는 형국이다. 정부와 사용자들은 한국노총을 끊임없이 야합에 끌어들임으로써 굴욕적인 노동문화를 제도화하고 규범화하고 있다. 사용자와 정부가 병적으로 단체협약을 파기하고 걸핏하면 직장폐쇄를 감행하며 노조활동을 짓밟는 마당에 노조연합단체더러 노사협력사업만 하라는 것은 현장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라는 말이고 사실상 단체행동권을 포기하라는 협박이다. 그렇게 사용자들로부터 얻어 낸 돈은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판 추잡한 거래금일 뿐이며,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을 노린 노사협력기금을 지급한 정부와 사용자단체야 말로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해야 할 죄인들이다. 이 죄인들의 추악함은 물론 민주노조운동이 지켜야 할 도리를 아는 민주노총은 마땅히 노조총연합단체 본연의 원칙과 책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다.<끝>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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