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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가위를 맞아 민족민주열사 유가족과 진보운동 원로들을 찾아 인사하고, 민주노총이 전태일정신으로 돌아가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소선 어머니는 초췌한 모습으로 전태일열사 40주기 사업에 민주노총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고, 백기완 선생은 노동계급이 역사적 사명을 잊지말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가라고 주문했다.


유가협, 민가협 어르신들은 민주노총이 정경식열사 장례식을 치러준 것에 대해 한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하며, 의문사 진상규명에도 힘써 줄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롯데미도파노동조합 결의대회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이소선어머니 "민주노총이 전태일 40주기 사업 잘 좀 해봐라"


김 위원장은 맨 먼저 이소선 어머니를 찾아 전태일열사 40주기를 즈음해 마련하는 열사정신 계승사업에 민주노총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어머니는 40주기 사업에 민주노총이 적극 함께 하고 있는 것을 알고 기뻐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전태일열사 40주기를 앞두고 최소한 10만 명 조합원이 평전을 읽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지역본부는 전태일평전 1,000권을, 경남본부도 500권을 신청했다.


이소선 어머니는 "난 (평전을) 안 읽었거든. 마음이 너무 아파서 6장 읽고 10년 동안 덮어놨었다"라며 아들의 애달픈 일생에 가슴아파했다.


"거기 보면 그래놨어. '물질 만능시대에 인간이 물질에 빠져 약자를 차별하기를 짐승보다 못하게 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인간이 물질의 노예가 돼서 물질이 출렁거리는 대로 흔들린다'고 그랬어."


어머니는 전태일열사가 남긴 말을 빌어 민주노총에도 따끔한 일침을 박았다. "민주노총도 그래. 있는 놈만 살고 없는 놈은 죽게 됐잖아. 이명박정권에 맞서고 인간취급을 받으려면 우리가 우리 모두를 생각해야 돼."


이에 김 위원장은 "우리 모두 전태일이 되자는 각오로 역대 가장 의미있게 이번 40주기를 치를 것"이라면서 "자기 차비를 털어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주고 쌍문동까지 걸어다닌 전태일정신을 되살려 정규직이 비정규노동자들이 노동자대회에 올 수 있게 여비를 마련해준다던지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위원장의 설명을 귀담아 들은 후 "민주노총이 같이 해야 힘이 된다"고 격려했고, 김 위원장도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건강하시라"고 손을 맞잡았다.


이소선 어머니는 살이 많이 빠지고 초췌해진 모습이었다. 이가 많이 빠진 모습을 감추려고 자꾸만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어머니는 지난 8월 신장에 염증이 생겨 치료하는 과정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검진 과정에서 여러 날 단식을 하는 바람에 10kg 정도 체중이 빠졌다. 입원한 김에 벼르던 백내장수술까지 했다.


주변 사람들은 "어머니 살이 빠져 오히려 잘됐다, 다리 관절에도 좋고.."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라믄 뭐하냐? 이렇게 기운이 없는데..."라며 기운이 없음을 호소했다.


유가협 "민주노총이 의문사 진상규명에도 힘써달라"


김영훈 위원장 일행은 이어 창신동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사무실에도 들렀다.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출입문 앞에 달아놓은 화이트보드에 빽빽이 적힌 민주노총 등 투쟁사업장 투쟁이었다.


한진중공업노조 위원장으로 노동운동에 헌신하다 의문사한 고 박창수동지의 아버지 황지익 님, 서울대 재학 중 수배로 인해 미등록상태에서 제적돼 입대했다가 의문사한 고 최우혁동지의 아버지 최봉규 님, 대학 재학 중 노동현장에 뛰어든지 8일 만에 산재로 목숨을 잃은 고 강민호열사의 아버지 강영철 님, 덕진양행에서 노조를 건설해 회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항의분신한 김윤기열사의 어머니 정정원 님 등 열사의 부모님들이 반갑게 위원장을 맞았다.


고 이상림열사의 부인 전재숙 님과 고 윤용헌열사의 부인 유영숙 님 등 용산참사 유가족들도 유가협에 가입해 이날 자리에 함께 했다.


유가협 어르신들은 우선 정경식열사 장례 때 민주노총이 많이 애썼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황지익 님은 "가슴 아픈 부모들 마음을 잘 헤아려 줄 것을 믿는다"면서 "어수선한 정권 하에서 민주노총이 그동안 열심히 해왔지만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규직은 으스대지 말고 비정규직을 감싸 안아야 하며, 비정규직도 기죽지 말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한진중공업에서도 주익이가 죽고 나서 함께 못한 죄책감으로 재규가 죽지 않았느냐?"며 정규직-비정규직이 함께 단결해 싸워야 함을 강조했다.


유가협 사무국장은 "노동해방 등을 위해 투쟁하다 돌아가신 열사들 진상을 규명하고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부모님들이 유가협으로 모인지 25년"이라면서 "민주노조를 건설하려다 죽은 동지들 진상을 규명하는데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 역할을 다해달라는 것이 어르신들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말로만 진상규명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의문의 죽음 진실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열사가 영원히 사는 길임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여러 어르신들께서 민주노총 사무실에 자주 오셔서 격려하시고 하고 싶은 말씀도 하시라"고 제안했다.


위원장은 또 "올해 전태일열사 40주기를 맞아 모든 열사들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좋은 세상 올 때까지 민주노총이 열심히 싸울테니 여러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시라"고 말했다.


유가협 어르신들은 다음 일정을 위해 일어서는 김 위원장에게 민족민주열사와 희생자들의 의문사 등을 자료화한 책을 증정했다.


백기완선생 "노동자 계급의식으로 썩어빠진 자본주의 갈아엎어라"


김영훈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명륜동 4가로 향했다. 백기완 선생이 계시는 통일문제연구소가 다음 방문지.


백 선생은 최근 노나매기재단 건립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진보진영 후배들이 모여 우리 민족의 미래를 설계할 집을 만드는데 자신의 모든 물적, 정신적 유산을 내놓을 뜻을 비쳤다.


백기완 선생은 "노동운동은 해방운동인데 소시민적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고 "노동운동의 물살을 일으켜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노동자 도덕성으로 노동계급 의식으로 썩어빠진 자본주의를 갈아치우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25일 '노래에 얽힌 백기완의 인생이야기' 공연이 열린다며 노동자들이 많이 와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일문제연구소를 나선 김영훈 위원장은 이번에는 명륜동 3가에 소재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를 찾았다.


임기란 전 민가협 의장을 비롯해 어머니 회원들이 웃는 얼굴로 3민주노총 위원장을 맞았다.


민가협 회원들도 민주노총이 정경식열사 장례를 치러준 것이 못내 고마웠다며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23년 간이나 아들의 유골을 안고 진상규명을 위해 전국 곳곳을 누빈 열사의 어머니 심정을 이야기하며 안타까워했다. 한 민가협 회원은 이명박 정권 들어서 남북 노동자 교류도 완전히 봉쇄된 것을 거론하고 민주노총이 계속해서 각 부문별 진보운동에 앞장서 줄 것을 주문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면서 민가협 어머니들이 건강하셔서 늘 아들딸들과 함께 해줄 것을 강조했다.


김영훈 위원장 "롯데미도파, 불법 대체근로 빼고 성실교섭에 나서라"


이소선 어머니와 백기완 선생, 유가협, 민가협 등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만난 후 김 위원장 일행은 롯데백화점 노원점으로 달려갔다. 롯데미도파노동조합은 회사 측의 타임오프를 빌미로 한 민주노조 말살음모에 맞서 강고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까지 8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협상은 결렬됐고, 지노위 조정신청도 3차례나 무산됐다. 롯데백화점 사측은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 등 상급단체를 탈퇴할 것과 애초 5명이었던 전임자를 1명으로 줄일 것을 강압하고 있다.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이자 사측은 대체근로를 투입했다.


노조는 8월 말부터 근무시간 종료를 앞두고 일부 부분파업을 벌이며 사측에 대해 민주노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롯데미도파노조는 롯데그룹의 유일한 민주노총 사업장이며, 캐셔 업무를 정규직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국내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젊은 여성조합원이 대부분인 롯데미도파노조가 한가위 대목인 9월18일 토요일 오후 6시30분 경 백화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조 사수! 임단협 승리! 성실교섭 촉구! 롯데미도파노동조합 총력투쟁 3차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영훈 위원장은 200여 명 롯데미도파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악성 장투사업장들인 경주 발레오만도, 구미 KEC, 상신브레이크 등의 공통점은 노조 요구가 과도하지 않은데도 사측이 노조를 말살하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롯데미도파 역시 회사는 타임오프 때문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웃소싱, 분사,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 민주노조 때문에 그것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모두가 민주노조를 파괴하려는 공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롯데미도파 사측에 대해 "합법파업에 대해 대체근로를 투입하면 불법"이라고 경고하고 "당장 불법 대체근로를 빼고 성실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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