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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KAIST 내부감사시스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 비전문가 출신의 낙하산식 감사 임용으로 인해 전문성 현저히 부족 -

- 일상감사-규정준수 여부에만 치중, 전사적 위험관리에는 속수무책 -


 



최근
우리 학교는 자금관리 운영과정에서 부실운영으로 인해 막대한 금액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입었다. 이와 관련하여 감독기관인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특별감사를 받았으며, 관련 자금운영자들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등 대·내외적으로 KAIST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현재
우리 학교 감사실에는 상임감사 1인과 감사실장(처장급) 1인, 검사역(팀장급)
3인이 있다. 특히, 상임감사의 경우에는 계속적으로 외부에서 비전문가출신이
낙하산식으로 임명되어 옴으로써 감사의 전문성과 관련하여 끝없이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으며, 자체 감사실장 자리 역시 정년퇴임을
얼마 남지 않은 보직자(처장 또는 실장 출신)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내부통제 프로세스의
개선, 전사적 위험관리의 도입 등으로 기업 내부감사기능을 강화하는
세계적 추세와는 동떨어진 감사제도로 운영되어 왔다.


 


우리
학교는 감사와 관련하여 「한국과학기술원 감사규정」, 「일상감사
실시지침」이 있다. 감사는 일반감사, 특별감사, 일상감사가 있으며,
대부분 일상감사 위주로 운영되어 왔다. 다시 말하면, 실체적인
감사활동보다는 서류상 금액확인, 관련 법규 및 규정의 준수 여부를
검토하는 형식적인 감사활동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AIST의 비전과 역할에 부응하는 감사조직체계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내부(자체)감사를 회계 및 일상 업무에서 발생하는 비리 및
서류상의 오류 등을 점검하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내부감사인협회, IIA(Institute of Internal Auditors)는
내부(자체)감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내부감사는 조직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조직 및 업무 개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객관적인 컨설팅 활동이다. 이는 위험관리, 내부통제, 개선안
도출 등을 통해 기업의 목표 달성을 지원한다. 즉 내부감사는 경영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 구조, 기능, 프로세스 등을 발전시키는
전문기능이다.”라고 내부감사의 개념 및 역할을 복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 감사 및 평가활동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업무개선과 가치 극대화
활동으로 내부감사의 역할과 영역이 변화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특히,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IIA는 내부감사의 주요기능으로
① 목표 및 기준 적합성 검토, ② 업무프로세스 분석, ③ 내부통제
방향 및 방법 제안, ④ 정보공유 및 커뮤니케이션, ⑤ 경영위험의
인식과 측정, ⑥ 예방책 및 개선안 실행을 들고 있다.


 


이와
비교하여 보면, KAIST 감사의 역할 및 업무영역은 아주 초라하다.
그리고 전문성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는 내부(자체)감사시스템 자체가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저 서류나 뒤적이는 감사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기관경영에 대한 감시·감독을 할 수 있는 실체로 새롭게
자신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의 지시에 의해 마지못해
부정비리의 수습 및 면피용 업무감사를 실시할 것이 아니라 기관
전반적인 경영 상태를 점검하고 무리한 제도 개선에 따른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는 사안들에 대해서 엄중한 감사를 실시하고, 부당한
측면이 있다면 곧바로 시정토록 감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전사적 위험관리를 통한 내부(자체)감사활동의 강화를
꾀하고 있는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로, 우리 학교는 ERP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에 업무적으로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예산사용에 있어서도 투명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들리는 얘기로는 학사부분 ERP의
경우 Open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학사부분
ERP를 계속 진행시켜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조만간 가부를
결정한다고 한다.[만약에 중단한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쏟아 부은
인적·물적(예산낭비)에 대한 기회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상황이 이 지경인데, 과연 KAIST의 감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


 


연구/행정부분의
ERP 역시 아직 완결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후속조치들이
매끄럽게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업 사용부서에서조차 상당히
미비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마당에 어떻게 검수가
이루어졌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 감사에게 묻고 싶다. 감사가 과연 KAIST의
ERP에 대해 얼마만큼 기술적으로 파악하고 있는지, 감사실 요원들이
ERP의 예산 및 업무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 묻고 싶다.
알아야 면장질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번에
문제가 된 자금운영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사안들은 분명히
감사실을 경유하여 집행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일상감사
서류는 감사실장을 경유 감사의 최종검토로서 종결한다.”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체적으로, 제대로 된 내부 프레임워크를 작동시켜서
전사적 위험관리 차원의 감사가 이루어졌다면 상황은 아주 달라졌을
것이다. 감사실에서는 관련자들의 징계를 총장에게 요구했지만,
과연 감사를 비롯한 감사실 요원들은 이 문제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지
의문이다.


 


기관운영에
대해 지도·감독하는 위치에 있는 감사가 과연 무엇을 했는지,
감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되짚어보아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의
감사자리가 퇴임 관료의 노후보장용으로 애용되는 시대는 이제 접어야
한다. 그리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감사직을 맡아야 한다고 본다.


 


감사실
요원 역시 서류만 뒤적이는 책상물림이 아니라 기관운영의 감시자로서의
책임과 소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자금운영과 관련하여 징계를
당한 사람들이 감사실에 배치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 역시 KAIST
감사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그저 씁쓸할 뿐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는 감사실이 될 것을 희망해 본다.



 



 



 












color=white>☎ (042) 350-2201~3. 2209     union@kaist.ac.kr                      style="FONT-SIZE: 9pt">   카이스트노동조합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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