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 측에서는 ERP팀 시스템운영(유지·보수)에 대하여 자체
인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는 허울 좋은 핑계를 들이대면서
현재 ERP 시스템의 기술적인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외부개발용역업체의
직원 4명(재무회계, 연구/구매, 인사/급여, 전자결재/웹개발분야)을
“특별채용(용병)”하려는 작업을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추진하고 있습니다.
처음
ERP를 도입할 때 내세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SI체제로는 많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라클의 “Campus Solution"을
도입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SI체제에서 발생하는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ERP 시스템의 향후 관리를 위하여
자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활용하겠다는 것이 「카이스트 ERP 사업계획서」및「
기관평가보고서」 등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ERP도입과
관련하여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실패작이라고 봅니다. 귀가
얇은 사람이 잘 속는다고 합니다. 검증 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저 오라클이라는 업체가 싸게 준다고 하니
처음에는 싼 맛(비용절감효과)에 구매를 했습니다. 그러나 싼 게
비지떡이라고, 우리 학교는 그 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계약업체가 중간에 바뀌고, 오라클에서는 제대로 된 지원인력을
파견해 주지 않아 결국 돈은 돈대로 들고(비용절감효과 상쇄), 개발은
계속적으로 지연되었으며 Open일정에 쫒기다보니 안정화를 위한
시험가동단계를 뛰어넘어 무리하게 시행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고통 받은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교직원들이었습니다. ERP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황에서, 맡은 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억지 춘향 식으로라도 일을 해야 했기에 겪은 업무스트레스는 누구로
인한 것이며, 누가 보상해 줄 것입니까? 왜 안 해도 되는 고생을
사서한단 말입니까? 그렇게 우리 조직이 한가로운 조직인가요?
관자(管子)의
목민편(牧民篇)은 정치의 근본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데 있다. 불가능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의 힘을 헤아리는 것이다. 얻을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오래 지속할 수 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잠시 요행이 가능한
편법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실행할 수 없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백성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덕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면 나라가 평온하다.” 지도자가 어떻게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판과 우리 학교의
최고경영진들이 가슴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은 흔히 자기의 잘못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쉽게 건너고 맙니다.
그 때부터는 이성이 작용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못 먹어도 고’판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냉철함을 잃고, 무모한 결정들을 마치 개혁인
양 떠벌리면서 반대자들(정당한 비판자)을 강압적으로 제압하려고
합니다. 이른바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들’, ‘사사건건 개혁에
딴죽을 거는 반대자들’이라는 낙인을 찍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패를 정당화하는 교묘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처음 시작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신이 아니고서야 누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하고
말입니다. 따라서 잘못된 결정으로부터의 책임도 자동적으로 면피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책임행정은 실종이 되고, 수천만 원, 수백억 원의
돈을 까먹어도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한 최고경영진(총장, 부총장, 처장급)은
적당히 핑계를 대서 빠지고, 만만한 하급자들에게(결정권도 없는
애꿎은 팀장이나 담당자)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우리 학교의 “책임행정
구현 방법”입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마련입니다.(마가 4:22)” “여러분도 알다시피 백성을
다스린다는 사람들은 그들을 내리누르고 그 높은 사람들은 그들을
내리치십니다. 그러나 여러분 사이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분 가운데서 크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여러분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가운데서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합니다.(마가 10:42-44)” 참 좋은 말씀입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됩니다.
사람 위에 군림하는 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자는 지도자의
자질이 없습니다. 그저 천박한 보스일 뿐입니다.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제발 학교의 인사행정의 근본원칙을 허물지 마십시오.
보직(권력)은 유한하지만, 행정(학교)은 무한합니다. 학교는 특정
개인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합니다.
높은 자리에 오래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하게 됩니다.
부지불식간에 ‘인의 장막’이 쳐지고, 주변에는 아부와 아첨하는
무리(Yes Man)들이 자리 잡고 자신의 견해와 다른 의견들은 아예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은
개발업체직원을 ERP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위하여 “특별채용(전문관리직)”하는
것에 대하여 분명하게 반대합니다. 현재 ERP 시스템은 개발단계(안정화단계)이지,
유지·보수단계도 아닙니다. 무원칙한 인사는 지난 번 ‘영양사
특별채용 건’으로 족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2년 넘게 근무했지만,
아직도 전문관리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과의 형평성도 있으며, 인사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은 이미 공문을 통하여 여러 방안들에 대하여 의견개진을
한 바 있습니다. 더 이상 무리수를 두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돈을 주고 사온 용병은 아무
소용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 용병에 의존하는 지배자는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용병이란 단결심은 없고 야심만
강하며, 기강이 서 있지 못하고 충성심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용감한 척 하지만 적과 맞서면 비겁해지는가
하면, 하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신의도 지키지
않는다. 오로지 하찮은 보수만 바라고 전쟁터에 나가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를 고용한 지배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헤아리시길 바랍니다. 또한,
직원들의 여론의 향배를 잘 보시고, 동떨어진 결정들을 하지 않기를
거듭 바랍니다.
ERP 용병 고용(특별채용) 강행하는 서남표 총장 각성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