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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대학원 다녔다고 “징계” 운운하면서 직원을 협박하는 기관이 세계일류대학을 지향한다는 KAIST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오늘날 기업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마디로 인재육성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하여 교육훈련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자기계발에 필요한 영역과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오히려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제약하는 규정이 존재함으로써 사기진작 및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얼마 전 노사협의회에서 승인을 받지 않고 야간대학원을 진학하여 학위를 취득한 직원들을 구제하기로 결정하고, 다만 전공의 적합여부를 인사위원회에서 심의키로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어제(10월29일) 인사팀장 명의로 대상자들에게 “미승인 학위취득 관련 사유 조사”라는 메일이 발송되었다. 메일 내용을 보면, 거의 협박수준이다. “이부제대학교육요령 제10조에 의하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수학한 경우 관계규정에 따라 징계처리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메일을 받은 직원들에게 상당한 혐오감을 주면서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미 지난 4월30일 공문으로 “이부제대학 및 야간대학원 진학과 관련한 제도개선 요청서”를 보낸 바 있으며, 이부제대학교육요령이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규정의 폐지를 요구하였다. 직원이 자기계발을 위하여 개인 자비로 근무시간 이외인 야간에 공부를 한다면 이는 적극적으로 권장할 사항이지, 어떻게 징계를 한단 말인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업무가 끝난 퇴근 이후의 사생활에 대해서 “사전에 신고”하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인지 학교 측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와 유사한 공무원들의 경우 “공무원교육훈련법”에 따라 교육훈련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경비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학교의 현행 이부제대학교육요령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즉각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미승인 학위 취득자들이 단순히 1호봉을 더 받고자 구걸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배우고자 하는 욕심하나로 학교를 다닌 것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고자 할 뿐이다. 개인 주머니에서 학비를 부담하고, 퇴근 이후의 시간에 학교를 다니는 것이 어찌하여 학교에 신고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극단적으로 말하여 1호봉을 안 받으면 그만이고, 학교 측에서 가산호봉을 부여할지를 판단하면 될 것이지 왜 대상자들을 마치 죄인취급한단 말인가! 이러한 행태가 진정 “세계 TOP 10”을 지향하는 KAIST의 인사·교육시스템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노동조합은 노사협의회 의결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학교 측에 다시 한 번 요청하며, 이 문제로 야기되는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 측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 2008년 10월 30일
한국과학기술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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