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카이스트노동조합

85 2009년 2월 23일(월)

노동자는역사의주인이요!! 생산의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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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설]

행정보직자에 대해 「시간외근무수당」보전을 許하라?

= 행정보직자는 직원의 거울, 자부심 갖고 정도(正道)를 걷는 행정이 되었으면 =

 

지난 2.6(금) 「2009년도 시간외근무 승인 및 수당 지급계획 시행」이라는 공문이 전부서에 시행되었다. 이날 시행된 공문 중 시간외근무수당 지급대상이 기존의 “무보직 선임급 이하 직원”에서 느닷없이 “시간외근무를 수행한 직원(행정보직자 포함)”으로 변경되었다. 다시 말하면, 책임급 및 행정보직자들도 시간외근무수당을 받겠다는 것이다. 2008년도 단체협약서 제130조(법정수당) 제1항(2면 하단 참고)은 시간외근무수당 지급대상을 “무보직 선임급 이하 조합원”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우리 노동조합은 김세동 위원장 및 이은주 부위원장이 이상문 행정처장, 반광현 행정부장, 최용원 인사팀장과의 면담에서 책임급 및 행정보직자까지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인사팀 공문은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을 요구하였지만 학교  측은 다소 터무니없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이상문 행정처장은(단체협약서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행정보직자들까지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키로 한 것은 보직수당(판공비)이 적어서 올려야 하는데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가 판공비를 올려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편법(?)으로 시간외근무수당으로 보직수당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에서 나온 발상임을 토로하였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보직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당당하다면, 꼼수를 부리지 말고 차라리 보직수당을 인상하는 정공법(正攻法)을 택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스럽지, 쫀쫀하게 하위직급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시간외근무수당으로-그것도 단체협약을 어겨가면서-약간의 이익을 챙기려는 것은 행정보직자가 해서는 안 될 일임을 강조했다.

 

보직자는 “보직수당”을 받는 것이 맞고, 선임급 이하 직원들은 “시간외근무수당”을 받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보직수당은 시간외근무수당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서 책정된 금액이다. 물론 이는 여러 면에서 금액이 아주 크지 않다는 점은 노동조합도 수긍한다. 그렇다고, 직원들의 얼굴이요, 거울인 행정보직자가 “잿밥”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 동안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한 예산은 항상 부족했다. 따라서 단체협약으로 지급기준 및 금액을 근로기준법에도 못 미치는 조건으로 제약하여 고통을 나누고 있음을 학교 측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한동안 행정보직자들은 “직원보직자특별인센티브”를 100% 비공개로 챙겼었다. 처장은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기타 보직자들은 평균적으로 5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나눠가졌다. 그러다가 우리 11대 집행부가 들어서서 처음으로 비공식적인 보직자들의 특별인센티브 지급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으며, 이후 진행된 2007년도 임금교섭에서 처음으로 특별인센티브 배분비율을  “직원:보직자=6:4”로 분배하기로 합의하였다. 2008년도 임금교섭에서는 노동조합이 “직원:보직자=7:3”을 요구하였으나, 실무교섭에서

 

 

노조사무실 건물위에 게시된 현수막...

행정처장이 끝까지 6:4를 고집하여, 결국 김세동 위원장이 교학부총장에게 8:2로 수정 요구하여 “직원:보직자=7.5:2.5”로 최종 합의되었음은 이미 노보를 통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번 해프닝은 직원보직자에게 돌아가던 몫이 계속적으로 축소되어 온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문둥이 똥구멍에서 콩나물대가리 빼먹듯이”, 선임급 이하 직원들이 받아야 할 시간외근무수당으로 보직수당을 보전하겠다는 발상은 유치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추하기까지 하다.

 

행정보직자들이라고 왜 할 말이 없겠는가. 하지만 행정보직자들에게는 일반 직원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 청렴성, 책임감, 희생정신이 요구된다. 사실 우리 학교에서 행정보직을 맡는다는 것은 그다지 매력이 없다. 왜냐하면, 보직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윗사람 눈치나 보면서, 시키는 대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예스맨(우먼)”에 가깝다. 위로는 상급자(처장)를 받들어야 하고, 아래로는 부하 직원들을 모셔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이 우리 학교의 행정보직자들이다. 그렇다고, 보직자들이 품위를 잃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행정보직자들은 직원들의 귀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들의 역할은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진 작은 이익을 탐하는 것은 소인배들이나 할 짓이다. 정도를 걷는 행정보직자들이 되어 주길 기대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스스로 보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아울러 늦었지만 인사팀에서 잘못을 시인하고, 「2009년도 시간외수당 지급계획 변경 안내(2009.2.17)」를 시행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위반에 대한 시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현수막을 붙이고 나서야 부랴부랴 공문을 시행한 점은 유감이라 생각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계속적으로 언급하지만, 행정을 해하고자 하는 의도는 추호도 없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서로가 협력하여 올바른 행정의 기틀을 다지는데 뜻을 같이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최우선이라고 본다. 따라서 사소한 일로 감정을 상해서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기회가 되면, 노동조합은 올해 노사협의회에서 행정보직자들의 보직수당 문제도  학교 측과 함께 논의 해볼 계획이다. 

 

단체협약 제 13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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