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직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쌀직불금” 부당수령의 문제

- 철저한 감사와 부당수령자에 대한 조치 뒤따라야 -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이른바 ‘쌀직불금(쌀소득등보전직접지불금)’ 부당신청으로 불거진 문제가 사회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누구보다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자들이 쌀직불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파장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이 감사자료 열람 결과 부당하게 쌀직불금을 수령해 간 사람이 2006년에만 28만 명이고 그 금액만도 1,683억 원이며, 그중 공무원이 4만 명이라는 내용을 공개하였다. 또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김성희(화성갑), 김학용(안성), 임동규(비례대표), 강경구 김포시장도 쌀직불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여야 3개 교섭단체는 쌀직불금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지만, 그에 앞서 감사원의 철저한 재감사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위상을 재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쌀직불금은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쌀 가격이 떨어져 농가의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보전해 주기 위한 돈이다. “쌀소득등의보전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쌀직불금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급대상 농지에서 논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이나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등이다. 또한, “농업·농촌및식품산업기본법 및 동 시행령”에 의해 농업인은 ① 1천 제곱미터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사람, ②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의 연간 판매액이 120만 원 이상인 사람, ③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위장전입이라는 편법을 동원하여 농지를 구입하고, 차후에 이를 되팔 때 양도세 비과세혜택을 받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농민들에게 돌아갈 소득보전금을 중간에서 가로챈 투기꾼들이다. 다시 말해서, 부동산투기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형적인 ‘부동산공화국’의 ‘현대판지주’의 탐욕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각 공공기관에 공문을 발송하여,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들 중에서 쌀직불금을 수령한 사람들을 파악하도록 지시하였다. 조사 결과 쌀직불금을 위법·부당하게 수령한 사실이 밝혀지면 환수 및 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무원들의 자진신고를 통해 쌀직불금 수령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쌀직불금 신청 공무원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농지 소재지 시·군 또는 인접 시·군 거주자일 경우 실경작자로 인정한다거나, 공무원 본인이 영농활동을 했음을 증명하거나 농지 소재지 인근 농민 3인 이상의 확인서를 받아 제출할 경우 실경작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불법이 저질러 질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피땀 흘려 농사를 지은 농민에게 돌아가야 할 국민의 혈세로 만든 막대한 쌀직불금이 가진 자의 배를 채우는 눈먼 돈이 되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은 물론이거니와 부당한 쌀직불금 수령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현재 우리 학교도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희망컨대, 우리 학교 교직원 중에서는 쌀직불금 수령과 관련하여 부당하게 수령한 사람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