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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이제 누구나 쓸 수 없게 된다?


정부, 물산업지원법 추진으로 수돗물 민영화 본격화



이꽃맘 기자 iliberty@jinbo.net / 2008년03월21일 16시23분


하루에 14만 원을 내고 물을 사용한다?

하루에 한 사람이 평균 사용하는 물의 양은 285ℓ. 마시고, 씻고, 빨래를 하는 등 매일 매일 써야만 하는 물의 양이다. 현재 이 물을 모두 수돗물로 사용한다면 170원 정도다. 하지만 기업들에서 생산해 파는 물을 이용한다면 1ℓ에 500원으로 어림잡아도 총액은 약 14만 2천 원에 이른다. 800배가 넘는 가격차이다.

정부가 만들겠다는 ‘물산업지원법’이 완성되면 이제 우리는 모두 하루에 14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물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물산업지원법’은 상수도에 민간자본의 참여를 확대해 물과 수도 사업의 시장화를 전면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기 때문.

세계 곳곳에서 물 민영화 실패 인정, 그러나 한국정부는...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상수도의 민영화’는 먼저 실시한 나라들에서 속속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에서는 수도를 온데오와 REW-템즈라는 기업에 위탁한 결과 2001년 이후 매년 요금이 30% 이상 상승했으며, 기업에서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계속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994년 수도 시설을 수에즈라는 기업에 위탁한 이후 2년 간 수도 요금이 600%가 인상되었고, 이후 천만 명 이상이 물 공급 중단을 겪었으며 물을 찾아 고향을 떠나기도 했다.

이런 결과에 2006년에 열렸던 4차 ‘세계 물 포럼’에서는 물 민영화 정책이 실패했음을 스스로 인정했으며, 세계적인 물 기업들이 대거 존재하는 EU에서도 물 민영화의 부작용을 놓고 심각히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태도는 정반대다. 정부는 “현재 11조 원 정도인 국내 물 산업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0조 원 이상으로 키우고, 세계 10위권에 드는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지난해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에 이어 올 해 상반기 중으로 이를 뒷받침할 ‘물산업 지원법’을 입법예고, 국회에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일, LG경제연구원의 유호현 선임연구원은 ‘물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포인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물 부족 상황과 수질 오염 수준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환경 변화는 이제 물을 누구나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희소가치가 있는 경제재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라며 “코오롱,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이 물 산업에서 신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물 값 상승, 환경파괴 물산업지원법안 즉각 폐기”

이런 움직임에 ‘물 사유화 저지, 사회 공공성 강화 공동행동’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인 오늘(21일), 환경부 주최로 열리는 기념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물 값 상승, 환경 파괴, 위생 문제 등을 야기할 물산업지원법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물산업지원법안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를 공공적 상수도의 제공이 아닌 물 민영화로 규정하고” 있으며 “수도 사업 구조 개편의 방향을 위탁과 민영화로 한정, 강제하고, 수도 요금 합리화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어 수도를 인수한 기업의 이윤보장을 위한 대대적인 요금 인상까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안은 물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막대한 국가적 투자를 명시해, 국내 물 민영화를 통해 성장한 물 기업을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진출시켜 해당 국가를 물 민영화 수혜자로 만들려 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물 산업 해외 진출 전략은 세계적인 물로 인한 고통을 증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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