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의 미래는 “경쟁”보다 “조직”이 우선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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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기본원칙은 시장경제주의다. 시장경제주의체제는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자유주의사상에 입각하여 오로지 약육강식의 경제적 동물(economic animal)만을 양성함으로써 인간성의 상실과 소외계층의 극빈화를 가져오는 것이 자본주의의 생리구조다. IMF사태 이후 우리나라는 중산층의 몰락과 함께 양극화현상이 심화됨으로써 심각한 사회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현상이 깊어지면서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들의 삶의 질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혹독한 경쟁의 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설상가상이다. 경쟁제일주의는 미국식경영기법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배경이 틀린 상황에서 미국식경영기법이 우리 현실에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와 가장 비슷한 상황을 공유하고 있는 일본식경영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동양적 가치관에 따라 직장생활에 있어 가족이라는 개념이 우선시되는 것이 일본과 우리의 전통문화인 것이다. 잘난 직원 1명보다는 보통 직원 10명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조직의 결속력을 다지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조직론의 일반이론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학 위주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점차 조직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직론적 관점에서 볼 때, 경쟁체제의 심화는 전혀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쟁에 따른 성과급(Incentive)제도의 도입은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주요한 이유는 자신 이외의 다른 동료들과 팀원들을 경쟁상대인 적(敵)으로 간주함으로써 부서 간에 업무협조가 되지 않고, 같은 부서 안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업무에만 치중함으로써 팀워크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사기업체와는 달리 KAIST는 공공기관으로서 학생들을 상대로 등록금을 받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집단이 아니라, 국가과학기술의 미래를 짊어질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연구기관이다. 따라서 ‘공공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만 추구하는 사기업에서는 장사가 안되면 문을 닫는 것이 원칙이며, 돈 안되는 기초과학이나 사회간접시설 등에는 투자를 안한다. 결국 시장의 실패가 이루어지는 공공부문은 국가가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KAIST 역시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성이 강한 학교조직은 상호 유기적으로 구축된 다양한 조직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이 잘해서 되는 조직체계가 아니다. 신바람 나는 직장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알량한 경쟁심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이나 동료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붉은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경쟁시장인 레드오션(Red Ocean)에서 벗어나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가치혁신과 같은 새로운 장을 개척하려는 블루오션(Blue Ocean)전략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출간된 「평범한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의 경험에 의하면, 조직을 이끌고 살찌우는 직원은 과분할 정도로 똑똑한 직원도, 인사고과에서 늘 ‘수퍼A급’만 받는 소수의 핵심인재도 아니라고 한다.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보통 직원들이야말로 오랜 시간 동안 기업의 역사를 만들고 사풍을 다듬으며 사업의 노하우를 만들어 왔으며, 비록 화려하지 않지만 회사 안에서 주요한 재원이다.” 라고 한다. 경쟁만능주의, 실적최우선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조직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할 때다. |
2007.11.26 00:00
[칼럼] KAIST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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