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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5 00:00

지란지교를 꿈꾸며(2)

조회 수 5191 댓글 0

그는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악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끓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산이 되었을 걸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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