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카이스트노동조합

88 2009년 4월 14일(화)

노동자는역사의주인이요!! 생산의주체다!!

☎ (042) 350-2201~3. 2209     union@kaist.ac.kr                                                  카이스트노동조합 편집위원회


 

[노설]

내부 부서장 공모제도와 직급단일화

 

최근 들어 우리 학교에서 실시하는 “내부 부서장 공모제”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우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직급·직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능력에 따라 부서장(실·부장, 팀장)을 임명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공모제를 실시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한 예로 이른바 출연(연)이나 공기업의 ‘기관장 공모제’를 들 수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유능한 인물을 기관장으로 선발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정부의 낙하산 식 ‘자기사람 심기’, ‘이미 내정자를 정해 놓고 들러리세우기’ 식의 무늬만 공모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장 공모제의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으로 부서장 공모제를 실시하는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부서장공모제, 직급단일화등 새롭게 변화를 추진하는 제도들이 그야말로 명실상부하게 전체 구성원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도록, 좋은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 노동조합은 이번 공모제가 개인의 업무 능력을 높게 판단하고, 정실인사를 배제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라고 믿는다. 그러나 인재 풀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도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또한, 공모제가 올바로 운영되지 못할 경우 자칫 ‘줄 대기’ 내지는 ‘줄 세우기’식이 될 우려도 있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서장 공모제는 선발절차 및 선발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며, 내용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원할 수 있는 문호만 개방했을 뿐이다. 또한, 선발위원회의 구성도 현재의 인사위원회와 크게 차이가 없다. 따라서 공모제 실시의 취지에 걸맞게 실효성이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선발기준이나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노동조합은 내부 부서장 공모제 실시와 관련하여 다시 한 번 전체 직원에 대한 “직급단일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학교 측이 실시하는 부서장 공모제로 인하여 사실상 직급·직종간의 벽이 허물어졌으며, 과거의 학벌주의에 따른 직급 차별은 이미 논리적인 의미를 상실했다. 지난 3월 24일 개최된 2009년도 1/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노사는 전체 직원에 대한 직급단일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빠른 시일 내에 노사가 협의하여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에 직급단일화방안에 대한 외부용역을 발주하여 ‘연구보고서’가 나오면 그것을 가지고 노사가 합의하여 “실무위원회(직급별로 인원 안배)”를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논의키로 하였다.

 

우리 학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아울러 ICU와의 통합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른 내부 통합의 과제가 남아 있다. 현재 겉으로는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지만, 조직 갈등이 유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새롭게 변화를 추진하는 제도들이 그야말로 명실상부하게 전체 구성원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도록, 좋은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 기존의 제도를 명칭만 그럴 듯하게 바꾼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구성원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쇼를 해서는 안 된다. 그 밥에 그 나물 잔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이 희망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식지 첫페이지로 돌아가기

☎ (042) 350-2201~3. 2209     union@kaist.ac.kr         들꽃소식지 제 88 호               카이스트노동조합 편집위원회